** 관리비 장기체납세대에

'빨간딱지'를 붙이다 (2편) **

2019년은 관리비 장기체납세대를 처리하느라 꽤나 골치가 아팠던 해로 기억된다. 체납세대의 주민은 그 나름대로 체납하는 이유가 있을테지만, 관리소장 역시 관리비를 제때에 징수하여 아파트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기에 장기체납세대의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단지는 관리비가 2개월 체납되면 체납세대에 독촉장을 발송하여 해당 체납자의 확인서명을 받아 놓는다. 관리비가 4개월 이상 체납되면 한국전력공사에 단전지원을 요청하여 해당세대에 전류제한기를 설치하게 하고, 관리비가 5개월 이상 체납되면 해당세대 현관문에 단수예고장을 부착하고 그로부터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단수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한 6개월 이상 관리비가 체납되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동산압류 및 매각 등의 강제집행절차를 통해 체납관리비 문제를 해결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전 및 단수조치로써 체납문제가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가끔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법적 절차를 통해 체납관리비를 회수하는 일도 생긴다.

이번 글에서는 관리비 장기체납세대 중 일명 「빨간딱지」까지 붙였던 두 세대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사례 #2. 304호 이○○ 이야기>

이○○는 2019년 7월 현재 304호 소유자로서 현재 우리단지에 거주하고 있는데 관리비를 9개월 체납하고 있는 상태임. 이 집은 가사도우미 1명을 두고 있으며, 월 평균 관리비는 382,470원으로써 단지 평균보다 많은 편임.
현재 304호는 공매절차가 진행중으로 관리비 손실을 막기위해 체납관리비의 회수가 시급한 실정이며, 이○○는 현재 304호에 거주하기에 단전·단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

2019.07.01 : 관리비 9개월 체납(3,442,200원)

이제는 더 이상 안되겠다. 거짓말 들어주는 것도 한 두번이지....

2019.07.04 : 채권자(대리인 용코소장), 지급명령신청서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접수(채권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 채무자 304호 이○○)

내가 독박 쓰기 전에 어서 법적 조치를 취해 놓자.

2019.07.05 : 법원에서 지급명령 인용(2019차△△△ /청구금액3,442,200원)

지급명령신청서를 접수한 바로 다음날에 법원이 지급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제 지급명령 정본이 304호 이○○에게 송달만 되면....

2019.07.18 : 채무자(304호) 폐문부재로 법원에서 지급명령 정본 송달 실패

어라! 왜 송달이 안되지. 낮엔 가사도우미도 있고, 밤에는 가족들이 다 있는데....

2019.07.31 : 법원, 채권자에게 주소보정명령

채무자 이○○에게 법원의 서류가 송달되지 않으니, 법원에서는 이○○가 실제로 304호에 살고 있는지 채권자에게 확인해 보라고 「주소 보정 명령」을 하였다. 용코소장은 인근 주민센터에 가서 법원의 주소보정명령서를 보여주고 채무자 이○○의 주민등록초본을 1통 발급받았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때 주민등록초본을 2통 이상을 발급받았어야 했었다).
떼어 본 주민등록초본에도 이○○가 304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그렇지!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밤에 304호에 불이 켜진 것을 몇번이고 확인했었는데....

2019.08.06 : 채권자(대리인 용코소장), 법원에 야간송달 신청

이○○의 주민등록초본을 첨부하여 법원에 야간송달을 신청했다. 낮에 서류를 받지 않는다면, 밤에라도 송달할 수밖에....

2019.08.16 : 채무자(304호) 폐문부재로 야간송달 실패

어쭈구리! 낮에도 서류를 안 받고, 밤에도 안 받는단 말이지.... 그것 참, 대략난감일세! 아마도 이○○는 가사도우미에게 초인종이 울리면 절대로 응답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을 것이다.
야간송달 시에는 분명 집행관이 밖에서 304호의 불이 켜진 것을 확인한 후에 초인종을 눌렀을 것이다. 아마도 집에 없는 척하며 온 가족들이 숨 죽이고 있었을 테지.

 

2019.08.29 : 법원, 채권자에게 2차 주소보정명령 / 관리사무소, 한국전력공사측에 304호에 대한 단전지원 요청 문서 발송(※ 청구금액 : 최근 6개월 전기료 599,490원)

법원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이 집은 세금을 체납해서 공매절차가 진행 중이다. 요즘 낙찰자들은 공부를 많이 해서 전기료·수도료 등의 세대 전유부분 사용료는 낙찰자에게 승계되지 않음을 빠삭하게 알고 있다.
공용부분의 관리비는 낙찰자에게 승계되니 별 문제가 없지만, 세대 전유부분의 사용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서 우선 한전측에 단전지원을 요청했다. 예전에는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체납세대에 대한 단전조치를 취했었는데, 주민과 직접 부딪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최근에는 한전측에 협조 문서를 보내서 단전대행을 지원받고 있다.
한전에서는 최대 6개월분의 체납전기료에 대해서만 인정해 주고 있다. 또한 한전의 단전조치는 혹서기와 혹한기 몇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중에만 체납세대에 전류제한 조치를 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즉, 완전히 전기를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만을 쓰도록 전류제한기를 체납세대의 계량기에 연결해 놓는다.

2019.09.06 : 채권자, 민사소송 접수(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9가소△△△△△ / 청구금액 3,442,200원)....(원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 피고 304호 이○○)

낮에도, 밤에도 지급명령 정본이 송달되지 않으니, 이○○에 대한 지급명령이 도무지 확정되지를 않았다. 이○○가 의도적으로 서류송달을 지연시키고 있음이 명백했다. 304호와 함께 지급명령을 신청했던 503호는 강제집행까지 끝나 이미 체납관리비를 모두 회수했는데...
답답해서 법원 관계자에게 문의해 보니, 이 경우에는 「공시송달」제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 분이 지급명령에서는 공시송달절차가 없으니 민사소송을 제기하라고 해서, 법원에 민사소송 신청서를 접수하였다. 아파트측은 지급명령 때에는 신분이 채권자였는데, 민사소송으로 넘어가니 원고가 되었고, 이○○는 채무자에서 피고로 바뀌었다.

2019.09.17 : 한전, 304호에 전류제한기를 설치

지난 8월 29일에 한전에 304호에 대하여 단전요청을 하였는데, 한전측은 추석연휴(9.12~9.15)가 끝난 후 9월 17일이 되어서야 304호에 전류제한기를 설치하였다. 한전에서 오전에 전류제한기를 설치하니 곧바로 이○○가 관리사무소로 연락을 취해 왔다. 이번 단전조치는 전기료를 체납하여 한전측에서 행한 것이니, 밀린 관리비를 납부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이○○에게 알려주었다.
그런데 오후에 한전에서 관리사무소로 전화가 왔다. 304호 이○○가 6개월분 전기요금 599,490원을 한전에 완납하여 전류제한기를 철거했단다.
'전기를 못 쓰게 하니 바로 전기요금을 내는구만. '
304호는 돈이 없어서 관리비를 못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내지 않으면서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2019.10.02 : 원고, 법원에 공시송달신청서 제출

민사소송 제기 후 원고(대리인 용코소장)는 이○○에 대한 공시송달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전기와 수도 쓸 건 다 쓰면서도 관리비를 안 내려고 요리조리 회피하는 이○○. 머지않아 최후의 보루인 공시송달을 통해 제대로 쓴 맛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

2019.10.11 : 법원, 피고 이○○에게 소송안내서 송달 실패(폐문부재)

민사소송 서류의 송달도 역시나 실패했다. 뭐, 있어도 안 열어 주는 거겠지. 하지만 이번 서류송달은 다 공시송달의 명분을 쌓기위한 하나의 절차라는걸 용코소장은 알고 있다.

2019.10.31 : 관리사무소, 304호 현관문에 「단수 예고장」 부착

한전에서 단전조치를 하니 304호 이○○는 6개월분 전기료만 달랑 내고나서 다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못 받은 전기료·급탕료·난방료 및 수도료가 남아있는데.... 전유부분의 사용료는 낙찰자에게 승계되지 않기에 악착같이 받아내야 손실이 없다.
한전에 단전요청을 하려면 앞으로 또 6개월이 지나야 다시 신청할 수있기에 지금 당장은 써먹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관리직원인 김반장을 대동하고 304호의 현관문에 단수예고장을 붙였다. 11월 6일까지 밀린 관리비를 완납하지 않으면 11월 7일에 단수조치를 취한다고 통보하였다.

 

 

대법원 2001.9.20 선고2001다86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 사항]
아파트의 전 입주자가 체납한 관리비가 아파트 관리규약의 정함에 따라 그 특별승계인에게 승계되는지 여부(=공용부분에 한하여 승계)
[판결 요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은 전체 공유자의 이익에 공여하는 것이어서 공동으로 유지·관리해야 하고 그에 대한 적정한 유지·관리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소요되는 경비에 대한 공유자 간의 채권은 이를 특히 보장할 필요가 있어 공유자의 특별승계인에게 그 승계의사의 유무에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도록 집합건물법 제18조에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바, 위 관리규약 중 공용부분 관리비에 관한 부분은 위 규정에 터잡은 것으로써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아파트의 특별승계인은 전 입주자의 체납관리비 중 공용부분에 관하여는 이를 승계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참고 >
1. 공용부분 관리비와 전유부분 관리비의 분류
① 공용부분 관리비 :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등
② 전유부분 관리비·사용료 : 해당 세대의 전기료, 수도료, 급탕비, 난방비 등
2. 특별승계인의 의미
⇒ 상속이나 합병과 같은 포괄승계가 아닌 원인(매매, 증여, 경매낙찰 등)으로 그 권리를 취득한 자를 말함.

2019.11.06 : 법원, 원고에게 주소보정 명령

다시 법원에서 원고측에 「주소보정명령」을 하였다. 용코소장은 지난 번에 떼어놓았던 이○○의 주민등록초본을 첨부하여 주소보정서를 제출했다.

2019.11.08 : 관리사무소, 304호 급탕 단수조치 및 양수기함에 시건장치 설치 → 304호, 단수조치 3시간 후 체납관리비 13개월분중 사용료(수도·급탕·난방·전기) 2,598,440원 입금함 → 단수 해제(사용료 입금 후 11.18. 현재 체납관리비 잔액 1,905,570원)

단수예고일인 11월 7일 다음날에 우선 급탕(온수)밸브를 잠그고, 다음단계를 대비하여 냉수밸브는 잠그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샤워를 하려면 찬물을 데워서 쓰면 되지뭐. 급탕 단수는 조금 불편하겠지만 생존·기본권 등과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꾸 불편하게 하니 이○○가 협상을 하자고 관리사무소로 용코소장을 찾아왔다.
처음에는 강경한 어투로 밀린 관리비와 소송비용 전액을 납부해야만 단수조치를 풀어주겠노라고 하였다. 결국 그동안 밀린 전기료와 급탕비·난방비·수도료를 모두 납부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잠시 후 밀린 사용료 전액 2,598,440원의 입금을 확인한 후 304호의 단수조치를 해제하였다.
304호는 그동안 돈이 없어서 관리비를 못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돈이 없다면 어떻게 계속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겠으며, 단전·단수 조치 직후 바로바로 전기료와 수도료를 입금하겠는가 말이다.
아무튼 세대 전유부분 사용료를 해결하고 나니 용코소장의 마음은 한결 여유롭게 되었다. 남은 금액인 공용부분 관리비는 낙찰자가 승계하는 금액이니 이○○에게 받지 못해도 공매 낙찰자에게 받아내면 되니까.

2019.11.14 : 원고(대리인 용코소장), 법원에 2차 공시송달신청서 제출

한편 법원에는 다시 공시송달 신청서(2차)를 제출하였다. 예전에 법원관계자로부터 안내받기로는 한번 신청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법원에서는 좀 더 확실히 하려나 보다.
아무튼 공시송달은 법원게시판에 소송관련 서류를 공고한 후 그로부터 2주가 경과하면 해당 서류가 당사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기에 이제 골인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0.03.04 : 관리사무소, 304호에 단수예고장 부착

2019.11.08. 이후의 세대 전유부분 사용료가 또 체납되었다. 그리하여 다시 304호 현관문에 급수(냉수) 및 급탕(온수)에 대한 단수예고장을 부착하였다. 2020.03.10.까지 관리비를 내지 않으면 3월 11일 오후 2시에 단수조치를 하겠노라고 통보하였다.
304호는 3월 10일 오전에 전기료·급탕비·난방비·수도료 등의 사용료만 납부하였다. 2020.03.11. 현재 304호 전유부분의 체납금액은 0원.

 

2020.04.02 : 원고측, 변론 참석 → 원고 승소 판결(판결금액 3,442,200원)

법원에서 원고측에 「관리비 청구소송」의 변론기일에 참석하라고 연락이 왔다. 원고측에서는 입주자대표회장님과 용코소장이 참석하여 변론하였다. 물론 피고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판사가 원고측에 변론기회를 주었다.
"원고측, 최종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
용코소장이 간략히 답변했다.
"네! 피고가 장기간 관리비를 체납하여 아파트 관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참고로 현재 피고 소유의 아파트는 공매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체납관리비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결국 304호에 대한 「관리비 청구소송」은 원고측의 승리로 끝났다. 원고측의 청구금액 3,442,200원 전액이 인정되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2019.07.04.에 지급명령을 신청 한 후 송달이 되지 않아 결국 2019.09.06.에 민사소송으로 전환하여 마침내 2020.04.02.에 확정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확정판결을 받기까지 무려 9개월이나 걸렸다.

2020.04.07 : 원고(대리인 용코소장), 법원 집행관실에 유체동산 압류 신청

확정판결문을 받았으니 이제 강제집행을 신청해야 할 차례다. 법원 집행관실을 찾아가서 강제집행(유체동산 압류 및 매각)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제부터 시간은 우리(원고) 편일 듯.

2020.04.09 : 피고 이○○ 집(304호), 공매로 유△△에게 낙찰됨.

(감정가 475,000,000원 → 낙찰가 555,609,900원 / 낙찰가율 117% / 대금 납부기한 : 2020.05.13)

그런데 폐문부재로 지연되었던 304호에 대한 공매절차가 재개되어 2020.04.09.에 턱하니 1차에서 낙찰이 되어버렸다. 이 집의 감정가는 4억7천5백만원이었는데, 감정가 대비 117%인 5억5천5백60만원에 낙찰되었다.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낙찰되다니 그나마 천만다행,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다.
낙찰자의 대금납부기한은 5월 13일이므로 앞으로 약 한달가량 남았다. 낙찰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시점은 낙찰대금 납부일이기에, 낙찰자가 최대한 늦게 대금을 납부하길 바랬다.

2020.04.13 : 법원, 오전에 피고 이○○(304호) 집 동산 압류 실시 → 304호, 오후에 체납관리비 납부(소송비용 및 2020년 2월분 관리비까지 납부)

드디어 강제집행하는 날짜가 잡혔다. 4월 13일 오전 법원집행관 2명, 열쇠공 1명, 원고측(대리인 용코소장)과 증인(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 총 여섯명이 304호 현관문 앞에 모였다.
한 집행관이 현관문을 몇차례 세게 두드리며 법원에서 나왔음을 큰 소리로 외치자, 304호 이○○가 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열어 주었다. 만약 이○○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라면 열쇠공이 강제로 문을 열었을 것이고, 개문작업비 7만원이 추가로 발생했을 것이다.
집행관이 간단하게 강제집행의 취지를 이○○에게 설명한 후, 용코소장을 힐끗 쳐다보며 넌지시 물어본다.
"혹시 원고측은 강제집행을 취하할 의사가 있습니까?"
(알면서 왜 또 묻는거야?) "아니오, 그냥 진행하시죠."
집행관들이 빠르게 동산압류를 시작했다. 돈이 될만한 가전제품과 집기에 일명 '빨간딱지'라 부르는 압류물 표시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동산압류가 끝나고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법원 집행관실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304호 이○○가 소송비용과 2020년 2월분까지의 관리비 전액을 완납했단다.
304호에 대한 관리비소송은 관리비가 9개월 체납된 2019년 7월 4일에 시작하여 2020년 4월 13일에 종료되었다. 소송을 시작한 지 9개월, 관리비가 체납된지 1년 6개월만에 용코소장은 다리를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원고 소송비용 산출>

날 짜
내 용
금 액
합 계
2019.07.04
독촉절차 비용
인지대
1,700
59,300
송달료
57,600
2019.09.05
소 제기 신청
추가납부 인지대
15,500
111,500
추가납부 송달료
96,000
2020.04.07
동산
강제집행 비용
주민등록초본 발급비
1,000
210,650
인지대
1,000
집행비용 예납
208,650
2020.04.13
열쇠공 출장비
강제 개문작업 미실시
(피고가 문을 열어줌)
30,000
30,000
합 계
411,450
411,450

<2020.04.13. 피고 이○○ 최종 납부금액 >

내 용
금 액
비 고
소송비용
(지급명령 및 민사소송)
411,450

지연이자
105,240
93일분(2020.04.13까지)
연 12%
3,442,200×0.12×93÷365
실제 미납관리비
(판결금액+추가발생액-중간납부액)
1,794,830

합 계
2,311,520

2020.05.20 : 이○○, 304호에서 전출

2020.05.20. 이○○은 결국 부동산 공매 낙찰로 인하여 304호에서 강제 퇴거조치를 당했다. 지급명령, 민사소송, 공시송달, 단전 및 단수조치에 강제집행까지 풀코스를 용코소장에게 경험시켰던 이○○는 진정 고수(?)임에 틀림없다.
공매와 함께 진행되었던「304호 체납관리비 회수작전」은 당혹감과 씁쓸함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그야말로 진땀나는 사건이었다. 이젠 내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끝>

** 관리비 장기체납세대에 

'빨간딱지'를 붙이다 (1편) **

 

 

 

  2019년은 관리비 장기체납세대를 처리하느라 꽤나 골치가 아팠던 해로 기억된다. 체납세대의 주민은 그 나름대로 체납하는 이유가 있을테지만, 관리소장 역시 관리비를 제때에 징수하여 아파트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기에 장기체납세대의 관리를 소홀히 할 수는 것이다.

 

  우리단지는 관리비가 2개월 체납되면 체납세대에 독촉장을 발송하여 해당 체납자의 확인서명을 받아 놓는다. 관리비가 4개월 이상 체납되면 한국전력공사에 단전지원을 요청하여 해당세대에 전류제한기를 설치하게 하고, 관리비가 5개월 이상 체납되면 해당세대 현관문에 단수예고장을 부착하고 그로부터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단수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6개월 이상 관리비가 체납되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동산압류 및 매각 등의 강제집행절차를 통해 체납관리비 문제를 해결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전 및 단수조치로써 체납문제가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가끔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법적 절차를 통해 체납관리비를 회수하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관리비 장기체납세대 중 일명 「빨간딱지」까지 붙였던 두 세대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사례 #1. 503호 서○○ 이야기>

 

  503호 소유자 서○○는 2019년 당시 우리단지에 살지 않고 외부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2019년 7월에 관리비가 9개월 체납된 상태였음. 


  503호는 빈집이라 단전·단수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으며, 전기·수도 등의 사용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월 평균관리비(137,250원)가 적게 나오는 편이었음.

 

2019.07.01 : 503호 서○○, 아파트 관리비 9개월 체납(1,235,270원). 

 이제는 더 이상 안되겠다. 다음달에는 꼭 내겠다고 하고 계속 체납하는 503호. 벌써 몇번 이던가. 이 집은 현재 빈집이라 단전·단수 조치를 해 봐야 별 효과가 없을 터. 최후의 수단을 택하는 수밖에....

 

 

2019.07.04 : 채권자(대리인 용코소장), 지급명령신청서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접수(채권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 채무자 503호 서○○)

 마음은 아프지만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2019.07.05 : 법원, 지급명령 인용 (2019차△△△ / 청구금액 1,235, 270원)

 법원에서는 지급명령신청서가 접수되면 실체적 진실여부를 따지지 않고 채권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후, 채무자로 하여금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14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하게 한다. 채무자가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를 하면 민사소송절차로 넘어가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2019.07.15 : 법원, 채무자 서○○에게 지급명령 정본 송달

 다행히 지급명령 정본이 채무자에게 신속히 송달되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제부터 주도권은 완전히 채권자에게로 넘어왔다.

 

2019.07.30 : 지급명령 확정

 채권자인 아파트측의 지급명령신청에 대하여 채무자인 503호 서○○이 2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아서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지급명령이 확정되고,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엄청난 효력이 있다.

 

2019.08.06 : 채권자(대리인 용코소장), 법원 집행관사무소에 채무자 서○○ 실거주지에 대한 강제집행 신청서 제출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이유는 이를 기반으로 강제집행을 통하여 채권을 회수하기 위함이다. 지급명령은 신속·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하지만, 지급명령 정본은 판결문과 같은 엄청난 파워가 있다.  용코소장은 20년 넘게 관리소장을 하면서 그동안 수차례 장기체납세대에 대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했던 터라 그 효과를 익히 알고 있었다.


  강제집행은 유체동산, 자동차 또는 부동산에 대하여 할 수 있다. 503호의 체납관리비는 비교적 소액(1,235,270원)이라 유체동산 강제집행(압류 및 매각)을 신청하였다.

 

2019.08.09 : 09:40 채무자 서○○ 실거주지(부천시 심곡본동)에서 강제집행 실시 / 법원 집행관 2명, 열쇠공 1명, 관리사무소 직원 3명(소장1, 증인2)

 

 

 강제집행 신청일로부터 3일 후로 강제집행 날짜가 잡혔다. 법원측에서는 집행관 2명과 열쇠공 1명 등 총 3명이 강제집행 현장으로 나왔다. 채무자가 폐문부재일 경우를 대비하여 집행관실에서는 보통 열쇠공과 같이 나온다. 


  그리고 채권자측에서는 채권자 본인 또는 그 대리인과 증인 2명이 함께 나갔다. 아파트측 채권자는 입주자대표회장인데 회장님이 바쁜 관계로 대리인인 용코소장이 증인 역할을 수행할 관리직원 2명과 함께 참석하였다. 


  채무자인 503호 소유자는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고 외부에 거주하여 외부거주지에서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이루어 졌다. 집행관이 채무자 서○○의 집(다세대주택) 현관문을 여러차례 두드리고 큰 소리로 불렀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어 열쇠공에게 문을 따라고 지시하였다.


 열쇠공이 현관문을 강제로 열자 그때서야 집안에서 서○○의 아들이 나왔다. 집행관은 강제집행의 취지를 설명한 후 TV, 냉장고, 컴퓨터, 침대, 소파, 에어컨, 정수기 등의 유체동산에 빨간딱지(압류물품표)를 붙이기 시작했다. 채무자가 흥분하면 칼을 휘두르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집행관들은 채무자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응대하였다. 


  한 집행관이 나(용코소장)를 힐끗 쳐다보며 이렇게 한마디 툭 던졌다. 
"지금이라도 강제집행을 취소하면 우리들은 철수할 수 있는데, 채권자측에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계속 진행할까요?"


"마음은 별로 좋지않지만 다른 주민분들이 원하는 것이라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냥 진행해 주세요! " 
용코소장은 빠르게 대답했다. 문득 집행관이 정말 노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행관들은 채권자가 신청한 것이라 자기네들은 어쩔 수없이 이 일을 한다는 뉘앙스를  풍겨서 채무자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려 애썼다.
  
  "티비 앞쪽에 빨간딱지를 붙이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안보이는 뒷면에 빨간딱지를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이 한마디의 말에 집행관들은 채무자와 감정적으로는 적이 아닌 배려자가 되었다.
  
  법원집행관들은 채무자의 아들에게 유체동산 경매일시를 고지한 후 오늘이라도 체납관리비와 소송금액 전액을 납부하면 동산경매는 취소된다고 친절히 알려주었다. 동산압류를 신속히 마치고 집행관들과 채권자측 참석자들 모두 강제집행현장을 빠져나왔고, 집행관과 열쇠공은 또 다른 강제집행 현장으로 이동한다며 떠났다.

 

 

2019.08.13 : 채무자 서○○ 1,520,708원 입금(체납관리비 + 강제집행료 + 열쇠공 개문작업비 + 지연이자) / 2020.02.19까지 공가상태로 유지(관리비 정상 납부)

 채무자 서○○는 동산경매일 전날에 체납관리비 및 이자에 소송비용까지 모두 납부하였다. 강제집행할 때 문을 열어주었더라면 열쇠공 출장비(3만원)만 부담했을텐데,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틴 댓가로 개문작업비(7만원)까지 추가로 부담하게 되었다.


  2019.07.04.에 지급명령을 신청한 후 2019.08.13.에 체납관리비를 모두 납부하였으니, 서○○체납관리비 건은 그야말로  한달 열흘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가 된 셈이다.

 

 <채무자 서○○ 최종 납부금액 산출>

 항    목 금    액  비    고
 미납관리비 1,235,270  연체료 포함
 강제집행료 173,650  
 열쇠공 
개문작업비
100,000 채무자의 아들이 집에 있었음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강제 개문작업 실시 
 지연이자
(29일분)
11,788 지급명령정본 송달(2019.7.15)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2019.8.13)까지 연 12% 이자
※ 지연일 : 2019.07.16~2019.08.13(29일) 
1,235,270×0.12×29÷365
 합        계 1,520,708  
 법원 입금액 1,520,708  

 

 

2020.02.20 : 소유권 이전(매매)으로 서○○ 503호에서 전출

 503호 소유자 서○○는 체납관리비를 모두 납부하고 며칠 지난 후에 용코소장이 근무하는 관리사무소로 찾아왔다.  그리고 관리사무소 직원들(특히 소장)이 주민들 위에 군림한다며 목청을 한껏 높혔다. 지급명령 및 강제집행 건은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에 따라 관리사무소가 집행한 것이라 말해주어도 막무가내로 관리소장과 경리직원에게 화풀이를 하고 돌아갔다.


  그 후 503호는 6개월간 빈집으로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 물론 관리비는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납부하였다. 마침내 2020년 2월 20일에 서○○는 우리단지에서 조용히 이사를 나갔다.


  나 용코소장은 '돈이 거짓말 하지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503호 서○○와는 장기체납 문제로  몇차례 부딪혔지만 여기에 개인감정이 들어간 것은 절대로 아니다. 관리소장은 대다수 입주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때론 악역을 맡아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끝으로  ○○에게 한마디.
"○○님, 앞으로 하시는 일 모두 잘 풀리시길 빕니다. "

 

 2편  개봉박두 !

※ 다음 편에는 강제집행 사례#2 (304호 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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