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는 현재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양지 바른 세대의 실외기 밑에 둥지를 틀어 알을 까기도 하고, 현관 지붕 위에 앉아 똥을 싸대는 바람에 주민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 비둘기는 이제 아파트에서도 꽤나 골치 아픈 존재가 되었다.
가끔 비둘기 퇴치와 관련하여 세대에서 문의전화를 받는다. 에어컨 실외기에 비둘기가 자주 찾아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문의가 올 때면, 인터넷에서 「비둘기 퇴치장치」 또는 「비둘기 퇴치업체」를 검색해 보라고 알려준다. 퇴치장치를 구입하여 세대에서 직접 설치하던가 아니면 비둘기 똥이 바닥에 많이 쌓여 지저분한 경우에는 전문업체에 맡기라고 안내할 때도 있다.
<비둘기 퇴치망을 설치한 세대>
2021년 5월 어느 날 한 세대에서 관리사무소로 연락이 왔다. 세대에 방문해 보니 에어컨 실외기 밑에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있었고, 그 둥지 안에는 이미 새끼 2마리가 부화하여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세대에서는 방문한 관리직원에게 둥지를 치워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했지만, 우리들은 새 생명을 어떻게 죽일 수 있겠느냐며 비둘기가 둥지를 떠난 후 자체적으로 제거하라고 말씀드리고 나왔다.
<필로티 현관 장식물 주변 - 비둘기 배설물 청소작업>
우리단지는 19개 통로(라인) 중 주현관의 형태가 12곳은 케노피형태로 되어있고, 7곳은 필로티형태로 되어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필로티 현관의 장식물 주변이 비둘기의 쉼터로 변하였다. 햇볕 잘 드는 그 쉼터에 모여서 비둘기들이 반상회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수시로 똥도 싸대고 있다. 그 바람에 필로티 현관 아래 바닥은 배설물로 지저분해지기 일쑤였다.
<비둘기 쉼터가 되어버린 필로티 현관의 장식물 주변>
이곳을 지나가는 주민들이 머리에 비둘기 똥 폭격을 당하기라도 하면 큰 일 나겠다 싶어 이곳에 비둘기 퇴치장치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필로티 현관 장식물 상단에 비둘기 퇴치장치를 설치한 모습>
2022년 6월 7일 인터넷으로 주문한 비둘기 퇴치장치가 도착하였다. 먼저 필로티 현관 장식물 주변을 청소한 후 장식물 상단에 접착제로 비둘기 퇴치장치를 고정시켰다.
<비둘기 퇴치장치 설치 모습>
'앞으로는 더 이상 필로티 현관 주변에서 비둘기들을 볼 수 없겠지?'
<비둘기 퇴치장치가 없는 하단부에 비둘기가 앉아있는 모습>
2022년 10월 10일 용코소장은 필로티 현관을 지나다가 우연히 비둘기들을 목격하였다. 퇴치장치를 설치한 필로티 장식물 상단에는 앉지 못하고, 퇴치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비좁은 장식물 하단에 떡하니 비둘기 두마리가 앉아있었다.
<실패로 끝난 비둘기 퇴치작전>
필로티 장식물 하단은 폭이 좁아서 이곳에 비둘기가 앉을 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비둘기들은 비좁은 이곳에 몸을 비틀어 옆으로 앉는 방법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