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현장 이야기

분갈이흙 폐기장

용코소장 2023. 2. 3. 09:43

** 분갈이흙  폐기장? **

 

  1년 전쯤 볼 일이 있어 옆단지에 잠시 들렀다가

용무를 마친 후 단지를 한바퀴 휘익~ 둘러보았다.

아마도 이것은 관리소장의 직업병인 듯 하다.

그런데 화단 안에「분갈이흙 버리는 곳」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옆단지의 분갈이흙 폐기장 사진>

 

  '왜 진작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우리단지 화단 곳곳에 분갈이 후 주민들이 내다버린 폐기흙들이 여기저기 쌓여있는 것이 떠올랐다.

어차피 화단에 분갈이흙을 버리지 말라고 안내해도 몰래 내다 버릴 것이기에

차라리 「분갈이흙 버리는 곳」을 지정해 주면 단지도 깨끗해지고 주민들도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단지의 분갈이흙 폐기장 사진>

 

  옆단지를 모방해서 우리단지도 각 동에 한 군데씩 만들기로 하였다. 

주민들의 동선을 고려하여 눈에 잘 띄는 장소를 선정했다.

안내표지판도 주문하고 방부목도 여러 장 구입해서 「분갈이흙 폐기장」을 만들었다. 

 

  분갈이흙 폐기장을 만들어 놓으니 주민들의 반응이 좋았다.

처음에는 분갈이흙 폐기장의 존재 자체를 몰라서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화단 한 구석에 분갈이흙을 버리기도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이 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분갈이흙 폐기장의 흙을 손수레에 옮겨담는 임상빈 반장>

 

  분갈이흙 폐기장이 꽉 채워지면

한달에 한두번 꼴로 폐기된 흙을 다른 화단에 흩뿌려주거나 미니화단에 보충해 주었다. 

주민들은 분갈이흙을 지정된 장소에 마음놓고 버려서 좋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단지 내 화단이 깨끗해지고 흙도 재활용할 수 있어서 좋고. 

 

 

꿩도 먹고 알도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자...들~ 염과장, 고반장, 김반장, 임반장 쉬엄쉬엄 하소!